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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사당 해태상 아래에는 와인이 숨겨져 있다? 본문
가히 와인 천하입니다. 요즘은 편의점부터 마트, 백화점 등 어딜 가나 쉽게 와인을 구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유럽이나 남미산이 주류인데요. 예전에는 국산 와인도 생산되었다는 거 아시나요? 그리고 국회의사당 해태상 아래에는 와인이 잠들어 있다는 것도 아시나요?
보릿고개 시절 양곡관리법
때는 1965년 박정희 대통령 시절, 보릿고개로 식량부족 문제가 심각하던 시절 '양곡관리법'이 생겨났습니다. 안 그래도 식량이 부족한데 쌀로 술을 만들지 말라는 것이었죠. 이런 분위기 속에서 양조회사는 어쩔 수 없이 과일로 술을 빚기 시작합니다.
국산 와인의 탄생과 몰락
과실주 하면 포도주가 빠질 수 없죠. 포도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나는 과일로 포도를 심고 와인 만드는 것을 정부에서 장려하기까지 했습니다. 이에 1974년 해태주조에서 '노블와인'이 탄생하게 됩니다. 그 후에도 여러 국산 주조회사의 포도주가 속속 출시되고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국산 와인의 몰락은 불가피한 현실이었습니다. 결정적으로 우리나라는 포도 재배에 적합한 기후가 아니었습니다. 포도를 수확할 때는 장마가 지난 후라 물을 머금게 되어 당도 높은 포도가 날 수 없었죠. 결국 1988년 주류수입 통제가 풀리면서 품질 좋고 가격이 저렴한 해외 와인에 밀려 국산 와인은 자취를 감추게 되었습니다.
해태상에 왠 와인?
1975년 국회의사당이 지어지면서 본청 건물 앞에 두 마리의 해태상이 놓이게 됩니다. 해태상이 화재를 막아준다는 속설이 있어서죠. 마침 해태그룹에서 상징적인 이 해태상을 기증하게 됩니다. 기증하면서 국내 최초 와인 생산을 기념하여 이 해태상 아래에 자사 제품인 노블와인을 묻어둔 것이죠.
발밑에 와인이 있다는걸 몰랐을 때 국회의사당 앞에서
지하 10m 아래 각각 36병씩 총 72병의 와인이 묻혀 있다고 합니다. 이 와인의 개봉일은 100년이 지난 2075년이며, 그 외에도 국가적인 큰 경사나 통일이 되면 개봉하는 것을 조건으로 묻었다고 합니다. 개봉하려면 아직 55년이나 남았네요. 아쉽지만 저 죽기 전에 못 볼 거 같네요.
상징적인 의미는 있겠지만 맛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수천년 동안 포도주를 빚었던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의 와인 역사는 채 10년도 안 되죠. 큰 기대는 안하는 게 좋을 겁니다.
저도 이제껏 국회의사당이나 여의도에 놀러 가서 사진만 찍었지 이런 재미있는 역사가 숨겨진 곳이라는 걸 몰랐네요. 가족, 연인과 함께 국회의사당에 놀러 간다면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될 거 같습니다.